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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파 밸리 최고의 카버넷 쇼비뇽을 시음할 수 있는 코리손 와이너리 (Corison Winery)
    여행 블로그 2022. 7. 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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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는 세계에서 큰 와인 생산지 중에 하나예요. 나파밸리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와이너리들이 정말 많이 있는 곳이에요. 7월의 시작, 미국 독립 기념일 연휴를 맞아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나파밸리에 다녀왔어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나파밸리 가는 길

    https://www.google.com/maps/dir/san+francisco/napa+valley/@38.1360956,-122.516136,10z/data=!3m1!4b1!4m13!4m12!1m5!1m1!1s0x80859a6d00690021:0x4a501367f076adff!2m2!1d-122.4194155!2d37.7749295!1m5!1m1!1s0x80844ff9232a4f31:0xfe14d21ba310c57c!2m2!1d-122.2653887!2d38.5024689 

     

    샌프란시스코 to 나파 군

     

    www.google.com

     

    나파 밸리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어요. 샌프란시스코에서 2박 3일 지내는 동안 하루 당일 치기로 나파밸리에 다녀왔어요.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금문교 (Golden Gate Bridge)를 건너가면 더욱 인상 깊은 여정이 될 거예요.

     

    나파 밸리에 있는 수많은 와이너리 중에 어떤 와이너리를 갈지 고민이 됐어요. 오래전에 가고 싶어서 미리 지도에 핀 해 놓은 와이너리도 더러 있고, 친구가 추천해 준 와이너리도 몇 군데 있었어요. 하지만 와인 심플 (Wine Simple)이라는 세계적인 와인 소믈리에인 알도 솜 (Aldo Sohm)의 책에서 본 Corison 와이너리가 기억나서 한번 가보기로 했어요. 


    코리손 와이너리 (Corison Winery)

    https://www.corison.com/

     

    Corison | Winegrower Cathy Corison produces artisanal, age-worthy Cabernet Sauvignon that speaks of place, sourcing great benchl

    We have budbreak!  Welcome to the 2022 vintage. The cover crop is mowed and, once tilled into our sustainably-farmed soils, the teeming life will make the nutrients available to the vines. With the tender buds emerging, we’re on frost alert, though we h

    www.corison.com

     

    코리손 와이너리는 최고의 카버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해요. 나파 밸리 최초의 여성 와인 메이커인 Cathy Corison이 시작한 와이너리로, 지금까지 대를 이어서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어요. 

     

    나파 밸리는 70년대 후반 파리의 한 와인 경연대회 이후로 몇몇 지역의 와인은 프랑스를 제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지가 되었다. 오늘날 Stag's Leap, Oakville, Rutherford, Mount St. Helena를 비롯한 나파밸리의 와인들은 풍부하고 (rich), 볼드하고 (bold),  개성 있기로 (concentrated personalities) 유명하다. 나파밸리는 항상 햇빛이 있기 때문에 빈티지 와인들의 공통점을 찾기가 쉽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안개, 일조량, 그리고 고도의 차이 덕분에 우리가 아는 것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다.

    - 알도 솜, <와인 심플>, 116 페이지에서 발췌, 직접 번역


    위 책의 다음 구절에 Cathy Corison의 와인을 꼭 맛봐야 한다고 나와요. 특히 카버네 쇼비뇽. 그래서 직접 가서 시음하기로 했답니다!

     

    코리손 와이너리의 건물

    코리손 와이너리에 도착하면 이런 건물이 한 채 있어요. 외관상으로는 그렇게 크거나 화려해 보이지 않아서 꼭 시골에 있는 저택을 방문한 느낌이었어요. 주차를 하고 건물 앞쪽으로 가니 와인 테이스팅을 가이드해줄 직원 분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직원의 안내를 받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요.

     

    건물 안 입구 옆에는 안내 데스크 같은 게 있고, 간단하게 인적 사항을 적어서 제출했어요. 테이블에는 카버넷 쇼비뇽 로제 와인이 준비되어 있었어요. 레드와인들을 시음하기에 앞서 가볍게 시작하기에 좋았어요. 

     

    코리손 와이너리의 테이스팅 메뉴와 첫번째 순서인 로제 와인

    첫 순서인 로제 와인은 마치 복숭아 같은 투명한 분홍빛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진짜 복숭아나 살구 같은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했어요. 다른 와인을 기다리는 동안 천천히 와이너리를 둘러보면서 즐길 수 있었어요.

     

    코리손 와이너리의 전경과 야외 좌석

    저는 나파 밸리에 도착해서 급히 전화 예약을 하고 갔어요. 그래서 어떤 와인 테이스팅을 하는지 모르고 그냥 직원 안내를 따라서 시음을 했어요. 알고 보니 Library 테이스팅이었고, 가격은 1인당 75 달러였어요. 내리쬐는 태양을 기분 좋게 가려주는 야외 공간에 빛바랜 티크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요. 포도밭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보이는 시원한 그늘 아래서 와인을 맛볼 수 있답니다. 자칫하면 관광객으로 붐빌 수 도 있는데 이곳은 편안한 집의 앞마당 같은 분위기에 소수의 예약한 사람들만 모여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여서 참 좋았어요. 

     

    코리손 와이너리의 테이스팅 와인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미 다 마신 로제, 2018, 2017, 2016년 나파 밸리 산 카버넷 쇼비뇽, 그리고 2018년 Sunbasket 카버넷 쇼비뇽이에요. 색깔이 각자 오묘하게 다른 게 신기했어요. 같은 포도 품종이지만 어디서 자랐는지, 그 해에 어떤 기후를 겪었는지, 또 언제 수확됐는지에 따라서 각기 다른 맛을 선사해요. 시간과 장소가 한 잔에 함축되어 있다는 게 와인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직원 분이 각각의 와인에 대해서 바로 설명하지 않고 먼저 천천히 한 모금씩 마셔보도록 배려를 해 주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와인 하나만 공략하기보다는 다 조금씩 마셔보고 각각의 차이점을 느끼고 비교해보도록 권했어요. 저는 다 한 모금씩 마셔본 결과 첫인상으로는 2018년 나파밸리산이 괜찮더라고요. 

     

    와인을 시음하는 동안 직원을 통해 Cathy Corison의 이야기도 잠깐 들을 수 있었어요. Cathy Corison은 미국 태생의 와인 메이커로, 여성 최초로 나파밸리에 와이너리를 시작했다고 해요. 얼마나 와인을 사랑하면 직접 만들 생각을 했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직접 만들고, 그걸 세상과 공유하는 삶은 정말 멋지다는 생각도 했어요. 이렇게 좋은 와인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까 새삼 감탄하게 됐어요. 시대를 이어가면서 변화하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것도 인상 깊었고요!

     

    1999년 빈티지 와인과 포도 나무

    와인 테이스팅 리스트에는 없지만 1999년 빈티지 와인도 맛볼 수 있었어요. 단연 이 와인이 최고였던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풍부하고 깊은 맛이었어요. 하나의 맛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맛이 다층적으로 느껴졌어요. 처음 입술에 닿는 순간부터 목을 넘기기까지 계속 맛이 변화한다고나 할까요. 빈티지 와인인 만큼 안에 찌꺼기도 많이 있었는데, 이게 다 포도송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니 거리낌 없이 다 마실 수 있었어요. 

     

    코리손 와이너리의 포도밭이 보이는 야외 테이블

    와인을 고르거나 마실 때마다 이 와인은 대충 햇볕 쨍쨍한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겠거니 상상만 하곤 했어요. 이렇게 직접 와인이 만들어지는 곳에 와서 포도밭을 보면서 와인을 마시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나파 밸리를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이 와인을 다 마시려면 하루 만에 돌아갈 게 아니라 며칠을 이곳에 묵어야겠다고 깨달았어요. 다음에 오면 며칠밤 지내면서 나파밸리의 와이너리뿐만 아니라 근처의 소노마 카운티도 가보고 해야겠어요.

     

    코리손 와이너리의 테이스팅 와인들

    계속해서 와인을 번갈아 마시다 보니 더 좋아하는 게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게 다른 것 보다 낫다 우열을 가린다기보다는 각기 다른 와인을 음미해보는데 더 의의가 있어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르고 또 때에 따라, 음식에 따라, 기분에 따라 와인을 고르는 재미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2017년 산은 맛이 비어 있다고 해야 되나 상대적으로 밍밍하다고 느껴졌어요. 알고 보니 그해의 기후가 그렇게 이상적이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와인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혀가 본능적으로 반응했네요. 그 덕분에 매일 주중에 가볍게 즐기기 좋은 와인이 되었었어요. 2016년 와인은 떨떠름한 탄닌감이 느껴졌는데 같이 간 친구는 2018년이 더 떨떠름하다고 했고요. Sunbasket은 나파밸리 포도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란 만큼 나머지 셋 과 다른 맛이 느껴졌어요. 가장 과일 맛, 상큼함이 많이 느껴졌어요.

     

    몬터레이 (Monterey) 에서 만들어진 리슬링 (Riesling)

    코리손 와이너리에는 몬터레이에서 만들어진 리슬링도 맛볼 수 있어요. 최근에 와인 포트폴리오를 더 다양하게 확장하고자 하는 Cathy의 의지로 시작한 와인이라고 해요. 리슬링답게 더 과일 맛이 나고 달콤한 와인이었어요. 카버넷 쇼비뇽보다는 가벼운 바디감으로 와인 테이스팅을 마무리하기 완벽한 와인이었어요. 여름이라는 계절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기도 하고요. 

     

    코리손 와이너리에서의 뜻깊은 카버넷 쇼비뇽 테이스팅 경험 후, 카버넷 쇼비뇽 로제와 레드 각각 한 병씩을 사들고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돌아왔어요. 샌프란시스코에서 해산물 요리를 많이 먹었는데 와인 병을 따고 싶어서 얼마나 간절했는지 몰라요. LA로 돌아온 지금도 와인을 다시 맛볼 순간을 기대하고 있어요. 나파 밸리에서 관광객들이 흔히 가는 와이너리가 아닌 제대로 된 프라이빗한 테이스팅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최고의 카버넷 쇼비뇽이 있는 코리손 와이너리를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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